아직 다 못 쓴 쿠바 여행기를 써야 되지만 잠깐 쉬고 콜롬비아에서 칼든 강도 만난 얘기를 잠시-_-

콜롬비아 도착해서 지금 있는 호스텔에서 스패니쉬 공부하면서 좋은 사람들과
매일 술 마시며 지내는 나날을 보내고 있고 어제도 여지없이 사람들과 나가서 술을 마시고 있었지요.
그런데 윗주머니에 넣어둔 아이폰이 없어지는 사건 발생.
쿠바에서 어떻게 되찾은 아이폰인데...
옆에 여자분이 추워해서 벗어주다가 떨어진걸 누가 주워간 걸로 추측.
아,이젠 정말 안녕이구나.
여기서 좀 지낼꺼니까 전 날 선불 심카드도 사서 꽂아줬었는데...

씨발씨발 거리면서 일행들과 택시를 타고 호스텔로 돌아가고 있는데
보고타에서 집 구해서 사는 누나가 너무 취해서 원래는 집 앞에 내려주고
호스텔 앞까지 택시 타고 가려고 했으나 어차피 걸어서 5분 거리라
집에다 넣어주고 걸어가기로하고 택시 요금 계산을 하려고하니 이 새끼가 사기를 칠려고 하네?
보고타에서 제일 처음 택시 탔을 때 당했던 사기라 그냥 내야 될 돈만 내고
사기 칠려고 그러지마 이 새끼야라는 욕과 문 쾅 닫아주기 콤보를 날리며 택시에서 내려
누나를 집에다 넣고 여자애 한명이랑 쫄래쫄래 걸어내려오는데
어떤 남자들이 지나가다가 우리에게 시간을 묻길래 모른다고 하고 지나쳐 가는데
갑자기 느낌이 이상해서 뒤를 돌아보니 이 새끼가 칼을 내 목 높이로 쳐들고 있네-_-

칼든 팔을 바로 붙잡았는데 이 놈 힘이 너무 심하게 약해서 '아 제압할 수 있겠다' 
이런 느낌이 들었으나 한 명이 더 내 옆에 붙어서 내 가방을 뺐을려고 하길래
아 씨밤 글렀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야 돈 줄께 돈 소리가 절로 입에서..
가방은 뺐겼고 평소엔 지갑을 가방에 넣으나 아까 아이폰 때문에 우왕좌왕하다가
자켓 주머니에 넣었었는데 이 놈이 주머니에 손을 넣어 지갑도 꺼내려고 시도.
한 손으론 칼든 놈 팔 붙잡고 한 손으론 지갑 꺼내려는 놈 막고 있었는데
아,이건 안 되겠다 뺐기겠구나 진짜 좆됐다라는 생각이 들 찰나 이 놈들이 갑자기 도주하기 시작.

바로 앞이 대학이라 경비들이 우리를 보고 있었는데 달려가서 도와달라고 하니
당당히 쌩까는 이 씹쑈키들.
가방엔 똑딱이 디카(흑,그래도 좀 좋은건데) 외에는 다행히 비싼 것이 없었으나 이 가방 전 여친이 선물해준건데..
그러나 나랑 같이 가던 여자애는 아주 비싼 DSLR을 털렸고 이 친구 랩탑이 없어서
중남미 여행하며 찍은 사진 안 옮겨뒀었는데 메모리만 돌려받았으면 좋겠다고 울상.

조금 뒤에 아래 쪽에서 여행자 무리들이 올라오길래 달려가서 영어할 줄 아는 사람 없냐고
소리쳤는데 다행히 영미권 여행자들.
강도 당했다고하니 우리를 진정 시켜주며 조금 위인 자기네 호스텔로 가자고
자기네들이 신고를 해주겠다고 해서 따라 갔음.
후..정말 지갑 안 뺐겨서 다행이네.
이 날 돈 떨어져서 돈도 왕창 뽑았고 지갑에 캐나다 통장 데빗 카드도 있어서
그거 없어졌으면 캐나다 돌아가서 재발급 해야 될 뻔..

콜롬비아인인 호스텔 직원이 신고를 해주며 콜롬비아인으로써 정말 부끄럽다고
이 윗쪽은 슬럼가지만 이 길은 여태 아무 일이 없었는데 정말 유감이라고..
경찰 2명이 와서 오토바이 탄 사람은 우리 진술대로 찾아보러 나갔고
경찰 1명이랑 호스텔로 귀환.

친구는 다행히 여행자 보험은 들었으나 그 소중한 사진들이 순식간에 다 날아갔으니
메모리만 찾으면 좋겠다고 계속 되뇌이고 난 2주 전 멕시코에서 맥북 도난,
1주 전 쿠바에서 아이폰 도난,그리고 또 칼든 강도를 만나니 패닉 상태에 빠져서 멍..
이건 뭐 1주일 간격으로 각기 다른 나라에서 사건들이 터지니 뭐...
중남미에 정내미가 확 떨어져서 바로 런던으로 휙 가버릴까 생각이 들기도 하고..
 
한참 잠이 오지 않아 아침까지 개기다가 겨우 잠들고 일어나니
한국 여행자들 몰려와서 위로해주고 밥해주고 커피 사주고..다들 참 고마워라.
근데 충격이 늦게 오는지 저녁이 되가니까 자꾸 뒤 돌았을 때
그 칼든 놈 얼굴이 생각나서 이거 트라우마가 될까봐 걱정이네.

오늘 호스텔 여행자들과 남미 여행 얘기를 4시간 넘게 했는데
에콰도르 목조르기 강도,브라질 수류탄 테러,콜롬비아 게릴라 납치 등등
나는 비교도 안 되는 일들이 무수하게-_-
아,정말 내 여행을 어찌해야 될지 고민이....

남미 오시는 분들,아니 어느 나라던 여행 가시는 분들 조심 조심 또 조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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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멘탈리스트 2010/02/08 10:27

    안녕하세요 까를로스님, 팬입니다~ㅎ 한1주일전쯤 우연히 세계여행관련 블로그보다가 보게되었는데요,
    까를로스님의 솔직하고 개성 뚜렷한 글들을 참 재미있게 봐오고 있습니다. 진심으로 여행무사히 잘 마치시길
    바래요~ 화이팅~!!

    • addr | edit/del Carlos S. 2010/02/09 12:31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이번 사건 이후로는 제발 무사했으면 하는
      바램이네요;

  2. addr | edit/del | reply 모모코♥ 2010/02/08 20:35

    빌보 배긴스의 모험 같아요. 레드북 한 권 쓰셔야..

    • addr | edit/del Carlos S. 2010/02/09 12:32

      호스텔의 한 여행자는 저보고 '박복'이란 타이틀로
      책 한권 쓰라고 권하더군요-_-

  3. addr | edit/del | reply 오지코리아 2010/02/08 23:51

    중남미가 상당히 위험하군요,
    그렇게 보면 동남아가 오히려 안전하네여.
    조심조심,,안전여행 하세여^^

    • addr | edit/del Carlos S. 2010/02/09 12:33

      라티노들이 사람 좋은 사람들은 정말 좋은데
      범죄율이 확실히 높은거 같긴해요.
      호스텔 여행자들 대부분 사건 한번씩 안 당한 사람이
      없어요.

  4. addr | edit/del | reply 데스땡 2010/02/09 01:30

    주위에 세계여행도중 남미를 거쳐간 사람들이 두명쯤 있는데, 꼭!!! 강도를 한번씩 당했더라구요. 아 무셔라. 지갑은 정말 다행이에요. 이런 식으로 예상외의 지출이 자꾸 발생하면 남미에서 바로 한쿡 돌아오시는거 아니에요?

    • addr | edit/del Carlos S. 2010/02/09 12:35

      아무리 장기 여행중 변수가 많다지만 도난&강도를
      3주동안 3번 당할지는 전혀 몰랐네요-_-
      카메라도 다시 사야 되는데 재정 정말 위기입니다 이거.

  5. addr | edit/del | reply lee 2010/02/09 04:39

    거지처럼 하고 다녀......

    • addr | edit/del Carlos S. 2010/02/09 12:35

      일단 아시안처럼 생겼으면 무조건 표적이다 후